물을 받은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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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4회 작성일 26-09-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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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한 집에는 작은 레몬나무와 감나무가 있습니다.
올 여름 레몬나무에 레몬이 제법 열렸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뒤뜰에 나가 하나씩 따 먹는 것이 생각보다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이제 가을이 되어 가니 감나무에도 감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작고 푸른 감들이지만 늦가을이 되면 잘 익은 감을 딸 생각을 하면 벌써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새로 이사한 집에는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없습니다. 그래서 뒷마당의 나무들에 직접 물을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물을 많이 쓰면 물값도 많이 나오니 꽤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물을 주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모든 나무에 물을 똑같이 주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레몬나무와 감나무에는 물을 듬뿍 주면서 다른 나무들에게는 적당히 주고 있었습니다.누가 제게 그렇게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열매 맺는 나무에 물을 더 많이 주고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열매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물을 주면서 이미 싱싱한 노란색 레몬을 생각하고, 가을에 먹게 될 잘 익은 감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붓고 있는 물보다 앞으로 맺힐 열매를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열매를 기대하고 계시겠구나!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에서 열매 맺는 가지를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깨끗하게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나무가 열매를 맺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열매를 맺는 것은 나무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감나무에 감이 열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때가 되었는데도 감이 열리지 않는 감나무가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오랫동안 교회를 다닌 것이 열매는 아닙니다. 직분이 있는 것도, 성경을 많이 아는 것도 그 자체가 열매는 아닙니다. 예수님께 붙어 있다면 사랑이 맺히고, 용서가 맺히고, 섬김이 맺히고, 복음의 열매가 맺혀야 합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조금씩이라도 내 모습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보여야 합니다.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제 삶에 참 많은 물을 주셨습니다. 말씀을 주셨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셨고, 섬길 기회를 주셨고, 때로는 실패와 아픔을 통해서도 저를 자라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문득 제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그 많은 은혜를 받으며 무엇을 맺었을까?
우리는 종종 더 많은 은혜와 더 많은 축복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네게 부어준 물은 어디로 갔느냐?
물을 많이 받은 것이 축복의 전부는 아닙니다. 물을 받은 만큼 열매를 맺는 것이 진짜 축복입니다.
요즘 뒷마당에 나가 물을 줄 때마다 레몬나무와 감나무를 한 번 더 바라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말씀이라는 물을 주시고, 사람이라는 물을 주시고, 기회라는 물을 주시고, 때로는 눈물이라는 물도 주십니다.
그리고 열매를 기다리십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감나무의 감이 조금씩 익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오늘 다시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그렇게 오랫동안 물을 주신 나의 삶에는 지금 어떤 열매가 맺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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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지현님의 댓글
임지현 작성일참 좋으신 주님. 공동체에게 부어주시는 은혜의 물이 참 많습니다. 새누리가 가지되어 주님께 꼭 붙어있어 사랑의 용서의 섬김의 복음의 풍성한 열매 맺는 공동체되길 기도합니다.

이현정님의 댓글
이현정 작성일시냇가에 심기운 나무와 같이 복있는 사람의 열매를 온전히 맺도록 기도합니다.

정유진님의 댓글
정유진 작성일성령의 열매들이 생각납니다. 나의 유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열매 맺는 삶을 위해 늘 기도합니다

이시은님의 댓글
이시은 작성일
저도 성령의 열매 생각했어요.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를 못맺는 저주받은 무화과 나무도요. 말씀, 사람, 기회, 눈물.. 오직 은혜로 받은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 (마태복음 10:8)

유지혜님의 댓글
유지혜 작성일
“물을 많이 받은 것이 축복의 전부는 아닙니다. 물을 받은 만큼 열매를 맺는 것이 진짜 축복입니다.“
진짜 축복은 열매를 맺는 것인데 받는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것을 회개합니다